장례기준
지금도 종이박스, 의료폐기물 수거함,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버려지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지금껏 그렇게 해왔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병원도 있습니다.
사랑으로 품어 행복했을 시간들을 생각하면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미어지는 아픔을 조금은 알것 같습니다.
30년 가까이 장례을 치뤄오면서 저도 몰랐던 아니 생각하지도 못했던 죽음이 사산(사태) 였거든요.
종이관(박스)에 담겨져 화장장에 가면 다행인 사산아(사태)…
10년 전 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연락을 주셨습니다.
근조라고 써진 종이박스을 받아 들었는데.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그리고 만들기 시작한 아기 나무관,,, 집이 좁고 목재를 자르고 붙이고 하기에는 너무 좁아 집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톱, 망치, 대패, 나무…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첫번째 관이 아래와 같은 모양으로 만들어 졌습니다.
그렇게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작은 아이의 장례을 치뤄왔습니다.
목관 10개정도을 손수 만들어 전국에 서비스를 시작하였고.
욕심에 알코올로 딱아 주기도, 배냇저고리을 입히고 인터넷을 통한 홍보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너무 작은 아기와 마주쳤고
손가락만한 아기
다 컷지만 땡땡 얼은 아기
만지면 피부가 벗겨지는 아기
….
많은 아기들을 만나면서 생각도 많아지고 그에 따른 노하우도 쌓이더군요.
입관을 진행기 전 아기에게 전해주고 싶은 물건은 사전에 저에게 전달해주세요.
예)
- 아빠, 엄마 가족사진.
- 배냇저고리.
- 손, 발싸개.
- 이불.
- 전하고 싶은 메세지을 적은 손편지.
- 그외 작은 물건
관사이즈가 넉넉하지는 않습니다.
430*180*180 mm입니다.
아기의 몸을 생각해서 준비해주시면 정성껏 관에 넣어드리겠습니다.
어떤 장례을 진행하던 정형화된 것은 없습니다.
가족과 현실과 타협하고 결정해 진행해야 하는것이 저의 의무입니다.
어떻게 알게된 사산아기의 처리모습을 보고 만들기 시작한 작은 관,
인연이 닫는 모든 아기에게 정성을 다해 모시겠습니다.
잘 보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흔하게 일어나는 일도 아니라 준비하지 않은 곳이 대부분입니다.
그렇기에 급하게 아기을 넣을 수 있는 의료용 글로브 종이박스, 또는 의료폐기물 5 liter 비닐봉투에 담겨져 처리되는것을 봅니다.
어느 병원은 아이스크림 냉장고 안에 위생봉투에 담겨진 아기와태반이 겹겹이 싸여있는 곳도 목격했습니다. 그 아기의 부모들은의례 병원에서 알아서 처리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집으로 돌아 가셨을 겁니다.
아이스크림냉장고에서 사산된 아기을 틈 속을 뒤지고 뒤져 봉지 끝에 매달린 태그에 산모의 이름을 보고 겨우 겨우 찾아 장례을 치룬 일도 있지요.
아기 아빠의 연락을 받고 찾아간 산부인과 병원 원장님은 저에게 폐기물처리 면허가 있냐며 따지기도 하셨습니다. 기가 막히기도 하고 어의없기도 하고…
물론 잘 모르셔서 그럴수도 있겠으나,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
처음 의뢰해주신 병원에서는 제가 만든 작은 오동나무관에 세탁실 여사님께서 예쁜 관보도 만들어 주셨습니다.
지금은 제가 직접 만들고 있지만 여의치 않으면 예쁜 보자기로도 관을 감싸서 화장장으로 갑니다.